"덜 익은 생선 먹고 팔 다리 절단"…40대 여성에 무슨 일이 [건강!톡]

입력 2023-09-18 10:43   수정 2023-09-18 10:51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한 40대 여성이 덜 익힌 생선을 먹고 박테리아에 감염돼 양손과 다리를 모두 절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기부 플랫폼 고펀드미(GoFundMe)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거주하는 로라 라바하스(40)는 지난 7월 말 한 시장에서 구입한 틸라피아 생선을 혼자 요리해 먹은 뒤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로라에게 비브리오 패혈증 진단을 내렸다. 로라의 친구는 고펀드미에 그녀의 모습을 공개하고 "(로라가 덜 익은 생선을 먹은 뒤) 손가락, 발, 아랫입술이 모두 검게 변했다"며 "로라는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하며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였고, 지난 13일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지 네 개를 모두 절단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다에 사는 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패혈증을 말한다. 증상으로는 발열과 복통과 함께 균혈증이 생기고, 주로 양쪽 다리에 큰 물집이 잡혔다가 점차 괴사조직으로 변해가는 경과를 보인다. 심할 경우에는 로라처럼 사지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만성 간질환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오염된 굴과 어패류, 생선 등을 날것으로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드물게는 상처가 바닷물에 오염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질병예방센터(CDC)는 비브리오 패혈증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 상승하는 5~6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하며, 8~9월에 집중적으로 환자가 나온다. 미국에선 매년 약 150~200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감염자 5명 중 1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발병 이후 1~2일 안에 숨지는 경우도 있을 만큼 치명적인 질병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간질환 환자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이 매년 20~40명 정도 발생하며, 치사율이 30% 이상인 매우 위험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만성 알코올 중독자와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치사율이 50% 내외로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막기 위해선 여름철 해변에 갈 때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처가 났을 때는 재빨리 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를 씻고 소독하면 된다. 해산물, 특히 어패류를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하고,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비브리오 패혈증이 발병하기 쉬운 여름과 가을에 어패류와 생선을 날것으로 먹지 않도록 더 신경 써야 한다.

김영수 의정부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패혈증은 치명률이 매우 높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제대로 관리만 한다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며 "패혈증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에 가서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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